공지사항
공지사항
오늘은 기억놀이연구소가 문을 연지 만으로 4년이 되는 날입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될 것 같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던 일들이 하루 이틀 차곡차곡 쌓여서,
어느새 5년차가 되었습니다.
모든 복지 사업이 그렇듯, 저희가 제작하는 '키트' 하나도 어르신 손에 닿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갑니다.
복지 기관 담당 선생님들의 계획으로 키트가 제작되고,
치매안심센터의 선생님들이나 생활지원사 선생님들의 손을 거쳐, 전국 방방곳곳에 계신 어르신들께 전달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가 더해졌을지, 생각하면 오늘도 저절로 숙연해집니다.
오늘은 CJ프레시웨이와의 업무협약과 함께, 저희들의 '야채로 원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희 기억놀이연구소는 지난 4년 동안,
100여개의 노인복지관을 대상으로 13만 회기의 치매와 우울예방을 위한 수업 '기억놀이박스'를 운영하면서,
특별한 홍보 없이 '기억놀이박스' 콘텐츠 하나로 선생님들과 어르신들의 호평을 받으며, 놀라울 만한 성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희가 준비한 “미술과 원예 재료”들 앞에서 아쉬워하시는 어르신들의 마음이 조금씩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한 회기에 평균 6,000원 정도 되는 키트들 앞에서, 모두들 너무 좋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사실은 누군가는 물감이나 점토 대신 당장 먹을 수 있는 쌀이나 미역, 신선한 야채나 과일이 더 필요하신 분들이 보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치매예방이나 우울예방을 위해
꼭 예쁜 꽃이나 아기자기한 미술재료들이 필요한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목적이 인지적 조작 활동이라면, 조금은 투박해도
장미 한 송이 대신 오이 한 개, 튤립 한 송이 대신 가지 한 개로 바꾸어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올해 초부터,
'야채를 재료'로 하는 '야채로 원예' 수업을 조금씩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생화로 꽃다발을 만드는 대신에 브로콜리와 케일로 꽃다발을 만들거나
점토로 구슬을 빚어 목걸이를 만드는 대신에 견과류나 말린 호박을 넣어 목걸이를 만드는 활동들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수업에서 제공되었던 야채나 과일은 수업이 끝난 후에는 모두 깨끗하게 씻어서 드실 수 있도록 안내해드렸고,
건강한 요리법과 함께 제공해드렸습니다.
아직 전국 어디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는 수업이지만,
저희들의 이러한 시도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정부의 예산이, 기업이나 종교단체의 후원금'이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재료들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의미 있는 쓰임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저희들의 새로운 시도가 '선택 받지 못할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야채로 원예' 수업에 참여해주신 어르신들의 표정을 보면 모든 걱정과 염려가 사라집니다.
저희가 4년 전 아주 작은 공간에서 기억놀이박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될 것이라 믿음 하나로 묵묵히 가볼까 합니다.
다행히도 저희들의 뜻에 동참해주시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이 계십니다.
'야채로 원예'는 출시된지 2개월 만에 2024년 용산복지재단의 우수 사회복지프로그램 '우리 함께'에 선정되어 운영되었고,
이외 12개 노인복지시설에서 약 900회기 정도의 수업이 운영되었습니다.

△사진_기억놀이연구소 X CJ프레시웨이, 업무협약 체결(10/28)
그리고 지난 10월 28일, CJ프레시웨이에서 저희들의 취지에 동참해주시고,
기억놀이연구소와 '식자재를 활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하였습니다.
이제부터는 CJ프레시웨이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앞으로 저희들이 나아가야할 길을 그려볼 계획입니다.
앞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여러 과정들을 거칠테지만,
어르신들께 전달될 키트가 신선한 CJ프레시웨이의 식자재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될 수 있게 되다니, 상상만으로도 뿌듯해집니다.
2025년, 노년기의 가장 큰 문제인 '치매와 영양 불균형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가장 획기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오늘 저희에게 선뜻 내어주신 손에,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